생전에 어머니가 가꾸었던 앞밭에서
감자를 캔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싹을 틔우던 어린것들
주인을 잃고 시들어진 줄기를 걷어낸다
호미가 지나갈 때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어머니의 세월
감자도 이력이 있어 모양을 갖추었다
작은 근심 큰 근심이 같이 매달려 나온다
가끔 검게 타들어간 어머니의 가슴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암덩이가 몸 속에서 자라듯이
해를 보기 전 알 수 없는 감자의 이력
어둠을 안고 땅거미가 몰려올 때까지
눈물같은 세월을 캔다
- 『감자의 이력』 강동수 -
시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
폐허를 딛고 일어선 곳에 피어있는 들국화 한 송이
오래된 것은 기억을 재생하는 힘이 있다
- 『기억의 유적지』 중에서 -
생전에 어머니가 가꾸었던 앞밭에서
감자를 캔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싹을 틔우던 어린것들
주인을 잃고 시들어진 줄기를 걷어낸다
호미가 지나갈 때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어머니의 세월
감자도 이력이 있어 모양을 갖추었다
작은 근심 큰 근심이 같이 매달려 나온다
가끔 검게 타들어간 어머니의 가슴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암덩이가 몸 속에서 자라듯이
해를 보기 전 알 수 없는 감자의 이력
어둠을 안고 땅거미가 몰려올 때까지
눈물같은 세월을 캔다
- 『감자의 이력』 강동수 -
시가 있어 아름다운 세상
폐허를 딛고 일어선 곳에 피어있는 들국화 한 송이
오래된 것은 기억을 재생하는 힘이 있다
- 『기억의 유적지』 중에서 -
About
시인소개
강동수 시인은 그의 일상 여기저기에 묻어있는 추억들과 변해가는 환경을 담담한 어조의 시로 풀어내고 있다. 그저 시가 좋아서 오래 전부터 사람과 인생을 노래했던 그는 2008년 계간지 '시와 산문'으로 등단한 이후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현재 삼척에서 프로사진가와 정라진문화예술촌 촌장, 삼척 문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 강동수
- 2008년 계간지 『시와산문』으로 등단
- 2009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폐선』으로 최우수상 - 2010년 구상솟대문학상
『감자의 이력』으로 대상 - 2014년 국민일보 신춘문예
신앙시공모 당선 - 시집
『누란으로 가는 길』
『기억의 유적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